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文대통령‘탕평책’개각➷‘혼밥 잡탕밥’전락, 곧 권력누수.탈당行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녹두유와 돼지고기, 미나리 싹을 실같이 썰어 초장을 뿌려서 만든다. 매우 시원하여 봄날 밤에 먹으면 좋다.’ 조선 정조 때의 북학파 학자 유득공이 봄철에 입맛 돋울 음식으로 추천한 이것은 바로 ‘탕평채’다. 잘게 썬 녹두묵에 돼지고기와 미나리, 김을 섞은 뒤 초장에 무쳐 먹는데 동물성, 식물성 식품이 골고루 든 건강식이다.

영조가 신하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 녹두묵 무침이 나왔는데 영조가 이 음식을 탕평채라고 부르자고 했다고 한다. 청포묵과 여러 색깔의 나물이 고루 섞여 조화로운 맛을 내는 것에 착안했던 것이다. 탕평채는 청포묵과 쇠고기, 미나리, 김을 재료로 하는데 각각의 색깔은 각 당파를 상징한다. 청포묵의 흰색은 서인, 쇠고기의 붉은색은 남인, 미나리의 푸른색은 동인, 그리고 김의 검은색은 북인이다. 영조가 4색 당파에 맞는 색깔로 음식을 만들라고 했다고 한다.

바로 당쟁에 희생당한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의 염원이 담긴 음식으로 탕평채로서 탕평책을 폈다.

붕당정치를 쇠퇴시키는 동시에 왕이 정국운영의 주체가 되었던 ‘탕평책’, 집권 중반에 접어든 문대통령도 국정 동력에 누수를 막기 위해 이를 택했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던 4선 중진의 박영선 의원과 진영 의원의 입각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2014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세월호 특별법 법안을 놓고 친문(친문재인)계와 충돌, 탈당까지 고려한 직후 대표적인 '비문계'로 꼽혀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영 행안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지난 총선 때 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입당한 비주류 인사로 불린다. 그러나 이날 개각으로 당적을 옮긴 여권 의원 중 최초 입각 인사가 됐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현역 중진의원 중 비문계열 인사를 등용한 것은 당내 '탕평'을 통해 내부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주류 인사를 포용함으로써 '친문 중심 내각'으로 비춰칠 수 있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다.

정치인 보다 전문가를 대거 등용한 것은 내각의 전문성 강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Wibro) 통신기술, 무선충전 전기버스 등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한 이력이 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남북경협 등 대북문제에 있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사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설립한 세계해사대학(WMU)의 첫 한국인 교수로 실무 경험과 이론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와 최정우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해당 부처에서 요직을 지내온 관료 출신이다.

실제 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가 ‘국민 삶이 실제로 바뀌는 변화’인 만큼, 선거는 당에 맡겨두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개선되지 않는 경제지표, 속도를 내야 하는 혁신성장, ‘노딜’로 끝난 북미 간 대화의 중재 등 국정현안이 산적한 상황이기도 하다.

지금 국내외 정세는 장담할 수 없는 시계로 돌아가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한후 북한은 다시 핵과 미사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에 트럼프는 다시 ‘이에는 이➙눈에는 눈’으로 대응할 태세다.

여기에 경제상황 또한 적신호가 울리면서 경제 양극화는 극에 달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탕평책 개각’이 붕당을 땜질하려는 꼼수 일 경우 더욱 국정운영이 혼란으로 빠져 들 수 도 있다.

이럴 경우 정치선배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국정의 중심이 흐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문실장’으로 불러 논란이 됐던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듯이 문 대통령에게도 탈당을 요구할 수 도 있다.

이 대표가 누누이 말한 “ 앞으로 민주당이 대통령 열 분은 더 당선시켜야”한다는 꿈을 이룰 수 있다. 문대통령은 자주 즐기는 ‘혼밥’을 택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최초로 낙향한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 이명박, 박근혜 전대통령의 구속등 단임제인 한국 대통령은 결국 임기의 말로는 불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