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우리나라 빛낸 발명품 훈민정음 동격‘세계발명품’믹스커피➫‘대사증후군 발생 없다’➻'김연아'봉지커피 한잔,새벽 동장군 퇴치!!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6세기경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에 살던 칼디라는 양치기는 가뭄이 계속되자 평소 가지 않던 먼 곳까지 염소 떼를 몰고 갔다. 그런데 얼마 후 칼디는 한 무리의 염소들이 평소와는 달리 비정상적으로 흥분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염소들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입 속에 빨간색 열매를 넣고 아작아작 씹는 것을 발견했다. 궁금해진 칼디는 염소들이 먹는 열매를 직접 따먹어 보았다. 잠시 후 칼디는 자신도 마구 춤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칼디는 곧장 빨간 열매를 가지고 이슬람 수도승에게로 갔다. 그 후 신의 선물이라고 여기며 기도 시간에 조는 수도승이 사라졌다고 한다.

커피와 와인은 인류의 역사를 이끈 쌍두마차다. 기독교 문화가 뿌리를 내린 곳 어디서나 포도농장을 볼 수 있었던 반면, 이슬람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곳에는 어디서나 커피향이 가득했다. 기독교에서 와인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가장 멋진 선물로 여겨진다. 심지어 와인은 예수의 피로 상징된다.

반면 이슬람에서는 인간을 인사불성으로 만드는 와인을 혐오했다. 이성과 절제를 추구하는 이슬람들은 정신을 맑게 해주는 커피를 애호했다. 이슬람교도들에게 커피는 종교였다. 커피는 무함마드에게 가브리엘 대천사가 전해준 음료였기 때문이다.

유럽에는 12세기 십자군 전쟁 때 커피가 처음 들어왔으나 기독교도들이 커피를 이슬람교도의 음료로 여겨 배척했다. 하지만 이슬람 세계에서는 커피가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는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에 커피가 소개되고, 1475년 세계 최초의 커피 하우스가 그곳에 문을 열었다. 이렇게 커피가 기호식품으로 이슬람 세계에 퍼져 나가게 된 것은 15세기 중반부터다.

그 무렵 이슬람권을 유일하게 오갈 수 있던 베네치아 유대 상인들이 이를 밀무역으로 이탈리아에 반입했다. 그 뒤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천주교 사제들이 교황 클레멘스 8(Clemens VIII)에게 커피가 악마의 음료라며 커피 음용 금지를 탄원했다. 하지만 교황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오히려 유럽에서 커피 음용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었다. 곧 커피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는 1896년 아관파천으로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겨 머물렀을 때 러시아 공사 웨베르가 건네준 커피가 최초로 마신 커피라고 전해진다. 서양에서 들어온 국물이라고 양탕국이라고 불리었다. 그 후 손탁이라는 독일 여성이 1902년 손탁 호텔을 건립했는데 1층에는 우리 나라 최초의 커피 하우스로 알려진 정동구락부가 있었다. 비록 특권층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지만 커피가 입소문을 타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다방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영화인이나 문학인들이 직접 경영하면서 예술인의 모임 장소로 활기를 띠었다. 해방 이후 명동에 음악다방이 생기면서 서민들 가까이 자리 잡았다. 그 후 6.25전쟁 때 미군들의 군수 보급품을 통해 인스턴트커피가 시중에 유통되면서 커피의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맥스웰하우스 인스턴트커피가 만들어지면서 다방 커피가 생겨났으며, 1978년에는 커피 자판기가 탄생했다. 1980년대에 동서식품에서 맥심을 출시하여 많은 다방에서 본격적으로 원두커피를 인스턴트커피로 바꾸게 되었다.

매년 5월 발명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를 빛낸 발명품 설문조사에서 커피믹스는 훈민정음 측우기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품으로 빼놓지 않고 선정되기도 했다.

1970년대 초반 미국제너럴푸드와 기술을 제휴한 동서식품은 맥스웰하우스 커피생산을 시작으로 커피 시장에 본격발을 들여놓고 197612월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했다. 커피믹스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가 이루어지는 1970년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급격히 성장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맥심 모카골드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는 여행 비즈니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맛보게 된 믹스커피의 환상적인 맛에 반해 한국에 오면 무조건 사야 되는 기념품이 되고 있다.

한 여행사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한국 차는? 53%의 지지율로 커피믹스가 1위를 장식했다. 압도적인 간편함. 그리고 해외의 인스턴트커피와는 비교가 안 되는 맛이 큰 이유였다.

한국에서 해외로 돌아갈 때 커피믹스를 사 갔다느니, 커피에 민감한 외국인이 커피믹스를 마시고 기분이 좋아졌다느니는 입소문이 세계 믹스커피 시장을 점령했다. 특히 대장금이영애등 연애인을 내세운 마케팅 전략을 동남아시장을 점령했으며 피겨여제김연아 마케팅을 세계 믹스커피 발명국가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한국인의 평균 커피 섭취 빈도는 2008년 주 9회에서 201512회로 증가했다. 배추김치잡곡밥을 제치고 커피가 다빈도 식품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커피엔 인체 내 여러 생리적 기능과 관련된 카페인, 클로로겐산, 디테르펜(카페스톨 등) 등 수백 가지의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다.

지난 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권오란 교수팀이 2013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11201(4483, 6718)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삶의 질과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남성의 커피믹스(3-in-1) 대 블랙커피(아메리카노) 섭취 비율이 5 1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커피 전문점이 증가하면서 아메리카노 등 블랙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늘긴 했지만 한국인이 주로 마시는 커피는 여전히 커피믹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에서 커피 미섭취 그룹, 블랙커피 섭취 그룹, 커피믹스 섭취 그룹의 비율은 각각 11.5%, 14.8, 73.7%였다. 남성에선 커피믹스 섭취 그룹의 비율이 블랙커피 섭취 그룹의 5배에 달했다. 여성에선 커피 미섭취 그룹, 블랙커피 섭취 그룹, 커피믹스 섭취 그룹의 비율이 각각 14.7%, 22.3%, 63.0%였다. 이는 남성에 비해 커피믹스에서 아메리카노로 갈아탄 여성의 비율이 더 높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권 교수팀은 논문에서 "여과식 커피(블랙커피)를 주로 즐기는 서양인과는 달리 우리 국민은 인스턴트커피 분말에 설탕과 커피크리머가 혼합돼 있는 3-in-1 커피(커피믹스)를 물에 녹여 먹는 방식으로 커피를 주로 섭취하고 있다""커피크리머는 식물성 유지인 야자유와 팜유 등을 이용해 제조하므로 외국에선 비낙농크리머(non-dairy creamer)라고도 불린다"고 소개했다.

남녀 모두에서 커피믹스 섭취 그룹이 블랙커피 섭추 그룹에 비해 나이가 더 많고, 미혼자의 비율이 높았다. 학력, 소득, 운동 실천율은 더 낮았다. 남성에선 커피믹스 섭취 그룹의 흡연율이 더 높았다. 커피를 하루 2회 이하 섭취하는 여성은 커피 미섭취 여성보다 삶의 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 불안, 우울 등도 커피를 하루 2회 이하 섭취하는 여성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적었다. 최근엔 커피믹스의 커피크리머(지방)와 설탕(단순당) 섭취로 인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연구에선 커피믹스 섭취가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오면 무조건 사야 되는 기념품이 된 커피믹스 일명봉지커피매력, 추운 오늘 새벽도 이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