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사상 첫 前대법원장 검찰 출두➘양승태,한비자‘거울&저울’자세를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거울은 맑음을 지키는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아야 아름다움과 추함을 있는 그대로 비교할 수 있고, 저울은 균형을 지키는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아야 가벼움과 무거움을 있는 그대로 달 수 있다. 만약 거울이 움직인다면 대상을 밝게 비출 수 없고, 저울이 움직인다면 대상을 바르게 달 수 없는 것이다. 바로 법이 이런 것이다.”

한비자는 중국의 역대 군주들이 현실정치에 활용한 통치술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법가사상의 원전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위대한 저서이다. 진시황제가 우연히 그의 책을 읽고서 "과인은 이 사람과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여한이 없도다!"라고 경탄했다고 한다.

오늘날의 정치지도자들의 성공과 실패는 바로 공정한 법의 집행과 더불어 법 앞에 자신이 얼마나 책임 있는 자세로 임했는가에 달려 있다.

11일 검찰에 소환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참담하기만 하다. 사법부 수장을 지낸 사람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앞으로 두고두고 사법부의 불명예로 남을 것이다.

그가 검찰청사에 마련된 포토라인을 굳이 거부하고 대법원 앞을 회견 장소로 택한 것은 전두환씨의 골목 성명을 연상시킨다.

그는 회견에서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면서도 법적 책임은 철저히 비켜갔다. ‘인사개입·재판개입 없었다는 종전 주장에 대해 이날도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다시 한번 주장했다. 검찰 조사에서도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의 이 같은 태도는 사법부가 그동안의 검찰 수사 과정에서 보여준 것과 매우 비슷하다. 사법부는 검찰 수사를 자초했으면서도 수사에 협조는커녕 드러난 사실도 은폐하는 등 수사에 훼방을 놓는 자세로 일관했다. 사법농단 사건의 진상은 앞으로 검찰의 추가 수사와 공소 제기, 재판을 통해 규명될 것이다.

이제 통치권자의 입만 바라보는 사법부가 권력의 시녀가 아닌 국민을 위한 법치주의를 재정립해야 한다. 이를 이끌 선장은 바로 대법원장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에 피의자로 소환된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이 국민은 약자에게 편안하고 강자에게 준엄한 사법부를 원한다고 말한 것처럼 시민들은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사법부, 대법원장에 의해 통제당하지 않는 법관을 갈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