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병상 5번째 생일 이건희’삼성전자는 초상집➘실적 어닝쇼크➺“이제 내려놓을 때다”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기업으로 해서 아무리 큰 부()를 축적했다 할지라도 죽음이 임박한, 하얀 시트에 누운 자의 손에는 한 푼의 돈도 쥐어져 있지 아니하는 법이다.”

장준하, 노능서, 김준엽 선생등과 함께 미국 OSS 부대 요원으로 광복을 위해 투신했던 유한양행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18951971·사진)는 가장 모범적인 기업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다방면에서 존경을 받았지만 그의 가장 빛나는 유산 중 하나는 유언장일 것이다. 1971311일 사망한 유일한 박사의 유언장은 사망 약 한 달 후인 44일 개봉됐다.

유언장의 내용을 보면 그가 소유했던 유한양행 주식 14941(시가 22500만 원) 전부를 재단법인 한국사회 및 교육신탁기금에 기증하도록 했다. 유일한 박사는 이미 생전에 유한양행 총 주식의 40%를 각종 공익재단에 기증했는데 이에 이어 개인 소유 주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기증했던 것이다. ‘이윤의 추구는 기업 성장을 위한 필수선행조건이지만 기업가 개인의 부귀영화를 위한 수단이 될 수는 없다는 평소의 생각을 그대로 실천에 옮겼다.

미국에 있는 장남에게는 너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는 유언을 남겼다. 재산을 일절 물려주지 않았다. 딸 유재라 여사에게는 오류동 유한중고교 구내이자 그의 묘소가 있는 5000평의 땅을 상속했다. 그나마 이 땅도 유한동산으로 꾸미고 유한중고교 학생들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해 젊은 의지를 죽어서도 보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손녀 유일링 양(당시 7)이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자금으로 쓰도록 주식의 배당금 가운데서 1만 달러 정도(당시 환율로 약 320만 원)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병상에 5년째 누워있는 이건희 삼성전자회장이 9일 병상에서 77살 생일을 맞았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이어가는 이 회장은 여전히 의식은 없다.

이러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끝나고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와 D램 가격 하락이 시작된 지난해 3분기에도 역대 최대인 136,500억원을 반도체로 벌어들인 삼성전자마저 4분기의 어닝 쇼크는 피해가지 못했다.

병상에 5년째 거의 식물인간으로 생활하는 이건희 회장은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

지금 입원중인 병실은 삼성서울병원 본관 20층이다. 독립된 병실 외에 응접실과 병실과 분리된 방과 주방, 화장실이 모두 따로 있다는 전언이다.

특실만 모아둔 병동은 본관 19층과 20층 뿐인데 이곳은 경영인이나 삼성그룹 임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장이 있는 20층은 삼성가 직계 가족이나 정·재계 유명인사만 사용하며 보안요원이 상주하고 있어 의사들 조차 출입이 제한된 공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호화판 병실의 사용료는 일반 국민은 상상도 못할 막대한 비용이다. 그래서 재벌가의 개인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삼성병원이 삼성그룹 소속이라 특혜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러나 삼성병원은 솔직히 말해 삼성그룹 소속이 아닌 삼성생명 계약자의 보험료로 지워진 병원이다. 이를 삼성그룹 계열사로 악용하면 보험계약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삼성병원을 이용, 정관계 로비를 해오면서 많은 특혜도 받았는 얘기가 나돈다. 이는 병원이 없으면 의대 설립이 불가능하다.

성균관 의대가 설립된 1997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성균관대에는 부속 병원이 없었다. ‘5’ 종합 병원이라는 서울 강남의 삼성서울병원은 지금도 성균관대의 협력 병원일 뿐이고 실소유는 삼성 그룹의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생명 공익 재단이다.

의과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기준을 충족하는 부속 병원을 직접 갖추거나 그 기준을 충족하는 병원에 위탁하여 교육에 지장이 없이 실습하도록”(대학 설립 운영 규정 43) 규정한다. 성균관대 역시 의대 설립 인가를 받을 때 삼성서울병원을 부속 병원으로 하겠다는 부대 조건을 걸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도록 성균관대가 부속 병원을 지정하지 않고 새로 지을 계획조차 보이지 않자 교육부는 2007년 말, 성균관 의대의 정원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는 2010, 뒤늦게 부랴부랴 부속 병원을 지정했다. 삼성병원의 지방 브랜치 병원인 경남 창원의 삼성창원병원이다. 삼성창원병원은 삼성서울병원의 3분의 1규모인 700병상 규모의 2차 의료기관으로 상급 종합 병원이 아니다.

한 데 성균관대가 의과대학 설립 인가나 지금 삼성병원을 이용해 의대 학습을 진행, 성균관대는 병원없는 의대라고 할수 있다.

성균관대는 삼성의료원 중 한 곳을 성균관 의대의 부속 병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조건으로 의대 설립 허가를 받았지만, 성균관대엔 2010년까지 부속 병원이 없었다. 삼성서울병원의 부속 병원 지정은커녕 새로운 부속 병원 건립도 논의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은 성균관 의대의 협력 병원이라는 느슨한 관계로 성균관 의대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했다.

교육부는 2007, 설립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매년 정원을 10%씩 감축하고 2010년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폐과하겠다는 으름장을 놨다. 더구나 2007년에는 감사원 조사에서 삼성서울병원이 협력 병원의 의사는 의대 교원을 겸직할 수 없다는 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불법 지위의 교원들에게 사학 연금, 퇴직 수당, 건강보험료 등의 국고 보조금이 유입되고 있었단 점도 적발됐다. 감사원과 교육부는 삼성에 그동안 부당하게 취득한 국고 보조금을 환수하라고 지시했다. 성균관 의대의 설립 허가가 취소되고 수백억 원의 돈도 지출해야 하는 삼성으로선 협력 병원을 부속 병원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될 순간이었다. 삼성서울병원이나 강북삼성병원을 부속 병원으로 전환하면 의대 설립인가 문제는 물론 교원 겸직 문제, 국고 보조금 부당 취득 문제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 성균관대의 선택은 달랐다.

삼성은 2010, 창원의 삼성창원병원을 무상으로 성균관대 법인에 양도한다. 동시에 200병상 규모의 작은 지역 병원이었던 삼성창원병원에 318병상을 추가로 확장했다. 의대 설립 인가 기준이 500병상의 부속 병원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부속병원을 창원에 만들었지만, 여전히 성균관 의대생들은 삼성서울병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현재 성균관 의대에 재학 중인 한 의대생은 아주 짧은 시간 창원에 다녀올 뿐 4년 내내 실습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받는다고 밝혔다. 삼성은 성균관대에 무상으로 병원을 양도하고 추가로 돈을 들여 병원을 증축하며 부속 병원의 지위를 얻었지만 정작 부속 병원의 역할은 하지 못하는 셈이다.

삼성 입장에선 자산 규모가 1조에 달하는 삼성서울병원을 내주는 게 마뜩치 않은 일이다. 삼성은 부속 병원 설립을 위해 성균관 의대에 삼성창원병원을 무상으로 양도했다. 삼성서울병원을 부속 병원으로 삼으면 연 매출이 1조가 넘고 순자산도 1조에 달하는 병원을 포기하게 되는 셈이다. 더구나 삼성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비교적 느슨한 지배 구조인 성균관대 법인에 비해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생명 공익 재단의 소유로 삼성병원이 있는 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정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쉽다.

삼성서울병원을 소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공익 재단이 삼성 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삼성이 삼성서울병원을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삼성생명 공익 재단은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탄 주머니. 공익 재단은 계열사 주식 5%까지 상속 증여세를 면제받고, 성실 공익 재단으로 지정되면 10%까지도 면제받는다.

삼성은 이런 점을 이용해 과거 이병철 회장에게서 이건희 회장으로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삼성문화재단 등 공익 재단을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아버지가 사용한 방법을 그대로 사용했다. 삼성생명 공익 재단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매부인 이종기 전 삼성화재 회장이 가졌던 삼성생명 주식 전량인 936만 주, 지분 4.7%를 기부 받았다. ‘이 회장의 차명 주식의혹까지 있던 이 주식 중 500만 주가 20146월 매각돼 5000억 원이 생겼고, 이 돈은 삼성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인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는 데 쓰였다.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2년이 넘도록 승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으로서 언제든 실탄 주머니가 돼 줄 수 있는 삼성생명 공익 재단의 자산 규모 축소가 반가울 리 없다.

이회장이 삼성생명 공익 재단삼성병원에서 죽음을 연명하는 것은 그룹 지배권 문제나 상속세 마련등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사망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면 조세 포탈을 비롯한 악질 범죄라고 한다. 여기에 주주의 돈으로 이병철 안가를 비롯, 이재용, 이부진 자식들의 호화주택을 조성하는데도 횡령했다고 한다.

재벌 그룹의 계열 공익법인이나 자사주 활용, 우회 출자 등을 통해 대주주 일가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왔던 관행을 끊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삼성그룹이 주 악용했던 그룹의 공익재단이 총수 일가의 지배권 유지에 동원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J노믹스가 제시한 재벌 그룹의 순환출자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공약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임기 3년차에 접어든 지금, 이같은 공약이 실현될지 5천만의 국민 눈은 ?이다.

인간의 길이란 무엇보다도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내면적으로 풍요하게 사느냐 하는 데 있다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명언을 이건희 회장은 되새기며 촛불이 빛을 내려면 스스로 불타야 한다는 것처럼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