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중고생 단발령 해제➶상투 틀고 한복 입고 등하교하는 학동들 ‘황금 돼지 띠의 해’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身體髮膚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물려 받은 것이니, 감히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옛 선조들은 머리를 길러 상투를 트는 것이 인륜의 기본인 효의 상징이라고 여겼다.

태종의 외손자요, 권규의 아들인 권총은 태종이 항상 무릎 위에 두고 길렀으므로 버릇이 없었다. 그런데 이 버릇없는 개구장이를 두고 옥사가 일어났다.

당시 태종의 신하 가운데 수염이 길다란 노신이 있었는데, 어느 날 총이 노리개 칼을 빼어 이 신하의 수염을 잘라 버렸다. 부모의 유체라 하여 머리칼 하나도 자르지 못하고 상투로 남겨두는 윤상 지상주의 사회에서 이것은 일대 윤상 사건으로 번져, 조정에서 이 어린이에게 죄를 주자고 합의를 보기에 이르렀다.

법도로써 권력을 행사했던 드물게 현군인 태종은 조정의 예절을 엄하게 아니할 수 없으니 총의 죄는 죽음이 마땅하다. 하지만 어려서 예절을 모르고 한 것이니 죽음만은 면해주기 바란다.’ 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권력의 절대권자가 권력을 법도로 묶는 비장한 양상이 수염 사건으로 절박하게 나타나는, 부모의 육체적 유물에 대한 집념의 크기를 역력히 볼 수 있는 고사이기도 하다.

명성황후시해사건 이후, 일본은 자신들의 만행을 수습하기위해 친일적 성격이 강한 을미개혁을 실시하여 급진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을미개혁의 내용 중 하나가 바로 단발령이다.

김홍집 내각이 고종 32년인 18951230일에 공포한 성년 남자의 상투를 자르고 서양식 머리를 하라는 내용의 고종의 칙령인 단발령(斷髮令)이내려졌다. 서양인, 일본인들의 단발 건의 이후 당시 내무부대신 유길준 등의 상주로 전격 단행되었다.

그러나 손발을 자를지언정 머리카락은 자를 수 없다며 선비와 유생들은 물론이고 일반 민중들마저 크게 반발했다.

강제로 시행하게 되어 지방으로까지 관리들이 파견되어 지나가는 길마다 다짜고짜 상투를 자르고 가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고, 그 결과 사람들이 왕래를 하지 않아 물자가 부족해져 잠시간 인플레이션 사태도 있었다. 동시에 그 이전까지만 해도 사진 찍는 걸 꺼려하는 풍토 때문에 파리만 날렸던 사진관들은 머리 자르기 전 상투 온전한 사진만이라도 남겨두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갑자기 호황을 누렸다.

결국 을미사변과 함께 반일 감정이 증폭되는 계기가 되어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결국 아관파천으로 김홍집 내각이 무너지고 이완용을 중심으로 하는 친러시아 내각이 등장, 단발령을 철회하여 소동은 일단락되었다.

여담으로 이 때 고종의 머리카락을 잘랐던 정병하는 아관파천 이후 살해당했고, 순종의 머리카락을 잘랐던 유길준은 일본으로 망명했다.

박정희 유신시대 때 미니스커트 길이 단속과 함께 남자는 장발 단속이 있었다. 걸리면 이발소 가서 하는 것처럼 예쁘게 하는 것도 아니고 대충 보기 흉하게 밀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단정하게 손질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2018년 현재도 논란이 심한 중고등학교의 두발 규제가 있다. 드립이라 하기에는 진지할 수도 있지만, 두발 규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두발 규제는 단발령이라며 드립성 비판을 하곤 한다. 학교에서 두발 검사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단발령이 내려졌다고 드립을 치고 다니기도 한다.

지난 1982년에는 중·고등학생의 교복 자율화와 함께 두발 자유화가 실시되었다. 1985년 이후 사복 구입의 부담 등을 이유로 교복이 다시 부활하면서 학교별로 다소 완화된 규정이 유지되고 있다.

내년부터 중고생들의 머리 자율화가 시행된다고 한다. 머리 길이뿐 아니라 파마 염색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두발 제한의 존립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학생의 자기결정권·인격권 등의 기본권 침해이므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학생들의 생활 통제·집중력 강화 등 면학 분위기 조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새해 황금돼지의 해중고생들이 상투를 틀고 전통한복을 입고 등교하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장발족과 미니스커트를 자를 들고 단속하던 박정희시대를 스크린에 담아 지난 20045월 개봉한 영화효자동 이발사송강호 말이 떠오른다.

! 니네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청와대 이발사다, 이 새끼들아! 이 나쁜 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