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1만원권 지구 7바퀴 도는 예산, 헌법 제54조 이땅에서 사라졌다”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발정난 코끼리들끼리 싸우면 언제나 다치는 것은 발밑의 풀이다. 바로 민초들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법을 만드는 입법부가 당리당략을 위해 국가 살림살이를 놓고 싸워 민초들의 등이 터지고 있다. 이 같은 코끼리의 싸움은 여야가 뒤바뀌어도 13년째 연속되고 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정치는 不學無識한 깡패들에게나 알맞은 직업이라는 말이 立法府가 아닌 (돌머리입)法府라는 의미로 새삼 떠오른다.

예산안을 놓고 싸우지 않는 나라는 없다. 연방정부도 셧다운 되기도 했다.

헌법에 따르면 122일까지 국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예산처리 지연시 막대한 사회적 비용 및 손실을 야기 한다. 중앙정부는 예산 확정 후 정상적인 집행준비에 약 30일이 소요되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집행 준비 부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또 지방정부는 법상 1217일부터 22일까지 지자체 예산을 편성해야 하나, 중앙정부 예산 미확정으로 지방재정 운용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471조원 내년 예산안 처리 안갯속으로 접어들었다. 예산이 당리당략에 따라 졸속 처리되면 결과적으로 국민에 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1만원권 지구 7바퀴를 도는 국민의 혈세를 법정기한 내에 맞춘다면서 졸속 처리해서는 안 된다.

최대 강국인 미국도 예산을 놓고 연방정부 폐쇄 위기로 치닫는 셧다운이 지난 1977년이후 모도 17차례나 발생했어도 국가 재정위기나 국민들은 불편해 하지 않았다.

미국은 연방헌법 제19항에서 모든 국고금은 법률에 의해서만 지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정부 예산을 법률로 의결하고 있다.

의회의 상원과 하원에서 같은 예산법을 과반수 찬성으로 각각 통과시키고 이를 대통령이 서명해야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구조다. 대통령은 상·하원을 통과한 예산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1995년 말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잠정예산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물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일반법과 동일하게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다시 법률로 확정할 수 있다. 의회가 예산에 관한 한 행정부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의회가 정치 싸움 등으로 예산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정부가 일반 사업비를 지출하지 못해 셧다운될 수 있다. 당장 공무원 월급을 주지 못해 강제 무급휴가(일시 해고) 명령을 내리고, 그 결과 정부 기능이 일부 마비된다.

미국도 셧다운까지 가는 정쟁의 원인은 대한민국 국회와 같이 예산 자체와는 별 관련이 없다. 지난2013년 셧다운은 2010년 입법화된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케어가 집행에 들어가기 전 공화당이 이를 차단하려고 작정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도 미 의회처럼 셧다운이 되더라도 약 376조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심도있게 심사하지 않고 법정기한을 지킨다는 단순한 이유로 무작정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

국회는 헌법이 명시한 예산안 처리 시한을 서슬 퍼런 독재권력 시절에만 지켰었다. 민주화된 이후에는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소수당이 예산안 법정기한을 연기하는 사례가 연례화 되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 첫해부터 지금까지 법정시한을 넘겨 12년 연속 위반 안타를 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때에는 지금 여당인 새누리당이 예산안을 발목 잡아 자기당의 편익을 챙겨 오지 않았던가?

헌법 제 238조에 '모든 국민이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되어 있다. 조세는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국민들에게 강제적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는 것이다. 조세의 원칙에는 조세공평주의와 조세법률주의가 있다. 전자는 세금이 국민의 능력과 경제 수준에 맞게 공평하게 부과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후자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으며 법률에 의해서만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납세의 주체에는 자연인과 함께 법인도 포함된다. 외국인도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거나 재산을 소유하면 납세의 의무를 지게 된다. 국방·교육·근로와 함께 납세를 국민의 4대 의무라고 한다.

정치권은 자기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헌법 제 238조에 보장된 4대 의무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를 짓밟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법정 기한에 얽매어 졸속 처리하는 것보다는 꼼꼼히 따져 불필요한 세원을 색출해내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가지 말기를 바란다.

지금 세종대왕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이들에게는 글을 몰라 죽임을 당하는 백성을 어여삐 여겨글자를 만드는 세종에게서 국민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리더십을 터득했는지 질문을 던진다. 만일 이들은 이 리더십을 배우지 않았다면 生民之政(백성을 살리는 정치)하라는 세종의 말을 나를 살리는 정치를 할게 뻔하다.

국회는 다원적 집단 이익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율한 다음 합의안을 도출하는 국민대표 기관이다. 절제 없는 전쟁으로 가장 고통 받는 것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사실그때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