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 여는 세상-【대법,미쓰비시 배상판결】‘73년 눈물의 기다림’➶첫 소송 25년만에 웃음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재판 결과를 보기 위해 73년을, 평생을 눈물로 기다렸다. 마지막인 만큼 심정이야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 이상은 바라는 것이 없다.”

근로정신대 피해자 중 한 명인 양금덕 할머니(87)가 29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이같은 바람을 말했다.

양 할머니의 소원이 25년만에 성취되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확정한 이후 같은 취지의 확정판결이 잇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한·일 청구권협정이 있었다고 해서 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전범기업 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지난 1944년 5월 일본인 교장의 회유로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로 동원돼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중노동을 한 양 할머니 등은 1999년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가 2008년 패소했다.

이후 2012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고, 1·2심은 "일본 정부의 침략전쟁 수행을 위한 강제동원 정책에 편승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로 13~14세 소녀들을 군수공장에 배치, 열악한 환경 속에 위험한 업무를 하게 한 것은 반인도적 불법행위"라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박근혜정권의 사법농단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만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수장으로 있었을 경우 이러한 판결이 나오지 않을 수 도 있었다.

한 달 만에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또 나오면서 그렇지 않아도 얼어붙은 한일관계의 경색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날 판결 직후 담화를 발표하고 "매우 유감이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달 30일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에도 "어떤 나라도 한국 정부와 일하기 어려울 것"(5일), "폭거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6일) 등의 거친 말을 쏟아내며 도발했다.

정부는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가급적 반응을 자제해 왔지만, 일본의 반응이 도를 넘어서자 이낙연 총리가 나서 지난 7일 "일본 정부 지도자들의 발언은 타당하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못하다"고 꼬집으며 대응했다.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 민관 공동의 숙의 과정을 거쳐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책략에 보면 ‘조선과 일본은 늘 운명을 함께 하는 지정학적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서로 보완적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脣亡齒寒(순망치한: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논리다.

일본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경제적, 안보적으로도 기밀히 협력해야 할 중요한 우방임에 틀림없다. 일본은 우리에게 마음 편한 친구는 아니지만, 아사 갈수도 없는 이웃이다.

일본의 과거사 사과는 한.일화해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충분조건은 일본 사회 저변의 변화다. 위안부와 역사인식은 일본사회의 변화와 함께 가야할 장기과제다.

역사를 잃어버린 나라에겐 미래가 없다. 일본은 “과거역사를 망각하는 자는 외눈박이가 되지만, 과거역사에 집착하는 자는 두 눈을 다잃는다”는 러시아 속담을 귀담아 듣고 과거사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