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겨울 길목 立冬(입동),불청객‘미세먼지’엄습➶김장으로 엑소더스!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쓸쓸히 나뭇잎 지는 소리를(蕭蕭落木聲)

성근 빗소리로 잘못 알고서(錯認爲疎雨)

스님 불러 문 나가서 보라 했더니(呼僧出門看)

시내 남쪽 나무에 달 걸렸네요(月掛溪南樹)“

 

나뭇잎 지는 소리를 빗소리로 착각하여 동자승에게 나가보라고 했더니 밖에 나가본 동자승은 시내 남쪽 나무에 달 걸렸네요라고 다소 엉뚱한 답을 하는 松江 정철의 한밤중 산속의 절에서(山寺夜吟)’이다.

쓸쓸한 가을밤 후드득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는 서서히 다가오는 겨울을 연상케 한다. 예부터 겨울의 길목을 입동(立冬)이라 불렀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드는 때다.

전국적으로 1010일에서 30일 사이에 이른바 고사를 지낸다. 그해의 새 곡식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토광·터줏단지·씨나락섬에 가져다 놓았다가 먹고, 농사에 애쓴 소에게도 가져다주며, 이웃집과도 나누어 먹는다.

입동을 전후하여 5일 내외에 담근 김장이 맛이 가장 좋다고 하여 선조들은 입동 무렵이면 밭에서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했다. 또한 식량이 넉넉하지 않은 농가에서 초겨울부터 봄까지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미리 담가 두는 김장은 조상들의 현명한 지혜가 담긴 월동대책이다.

겨울에 먹을 채소나 과일이 적었던 그 시절에 김치는 서민들의 든든한 영양식이자 보약이었다.

입동날 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한다. 경상남도 도서지방에서는 입동에 갈가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며, 밀양지방에서는 갈가마귀의 배에 흰색의 부분이 보이면 이듬해에 목화가 잘된다고 한다. 제주도에서는 입동날씨점을 본다. , 입동에 날씨가 따뜻하지 않으면 그해 바람이 독하다고 한다.

이때쯤이면 가을걷이도 끝나 바쁜 일손을 놓고 한숨 돌리고 싶을 텐데 곧바로 닥쳐올 겨울채비 때문에 또 바빠진다.

그러나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벌써 나흘이 지났다. 서울과 경기에 6일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고 전북과 충청 역시 잿빛 하늘에 갇혔다.

수도권 30세 이상 성인의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는 2010년 한 해에만 15346명으로, 하루 평균 41명에 이른다. 이는 전국 자살자 수의 하루 평균치인 40(2014)보다 더 많다. 전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하루 평균치 14(2013)보다는 훨씬 더 큰 수치다.

세계보건기구는 2014년 한 해 미세 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명으로 미세 먼지의 건강 유해성이 흡연보다 더 큰 것이다.

한국의 서울이 중국의 베이징과 인도의 뉴델리와 함께 가장 공기오염이 심각한 곳으로 나타났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지는 지난해 329(현지 시각) 2007년 한 해 중국발 초미세먼지 때문에 중국 외 지역에서 64천여 명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숨졌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인접국인 한국과 일본에서 절반 정도인 39백 명이 발생해 피해가 가장 컸다.

미세 먼지는 지난 20여 년간 건강 유해성에 대한 경고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초반 하버드대에서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6대 도시와 사망률에 대해 연관성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은 물론,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01310월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미세 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기도 했다.

미세 먼지는 각종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중금속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입자의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5~30분의 1정도로 매우 작아 코·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들어가 혈액에 침투, 우리 몸속을 떠돌며 염증과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미국·유럽·호주 등 선진국보다 미세 먼지 농도가 높다는 것이다. 미국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초미세 먼지(PM2.5) 평균 농도는 29/로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기준(10/)3배나 된다. 초미세 먼지 농도가 OECD 35개국 중 터키(36/) 다음으로 높으며, 증가폭은 5년 새(2010~2015) 4/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눈에 안 보이는 지름 10이하(PM10·머리카락 굵기의 5~7분의 1크기)의 작은 먼지로, 황산염·질산염 등과 같은 독성물질이 들어있다. 미세 먼지 농도가 30/을 넘으면 기침, 안구 따가움, 피부 트러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120/면 폐·기도 세포 염증이 나타난다. 지름 2.5이하(PM2.5) 초미세 먼지는 인체에 더 잘 침투하고, 건강에도 더 해롭다.

우리나라는 인구 밀도가 높고, 도시화·산업화로 인해 단위 면적당 미세 먼지 배출량이 많다. 지리적으로 편서풍 지대에 위치해 중국 등 주변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미세 먼지를 씻어내는 비가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내려 다른 계절에는 세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미세먼지의 주범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 사용과정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사용의 억제가 불가피하다. 결국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문제는 에너지문제와 통합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저탄소경제로의 체계적인 이행을 준비해야 하며 기업 차원에서도 저탄소경제 시대에 맞게 구조 전환 추진이 시급하다. 경유차 관리 강화, 친환경차 보급 확대, 미세먼지 배출량을 고려한 에너지 상대가격 개편, 미세먼지 예보 등급·경보 발령기준로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절실하다.

그러나 노후한 석탄발전소나 경유차를 겨냥하는 수준을 넘어 일상의 패러다임이 바뀔 만한 파격적 구상을 내놓아보라.

이러한 가운데 청와대의 '()원전' 정책 책임자가 김수현 사회수석에서 윤종원 경제수석으로 바뀐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김 수석 주도로 환경운동 관점에서 추진돼 온 원전·에너지 정책에 궤도 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최근 탈원전 정책으로 오히려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원전 발전 비중은 전년대비 3.2%p(30.0%26.8%) 줄어들었다. 반면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동기간 3.6%p(39.5%4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가동률을 높이고, 석탄화력 발전량을 줄이면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고통이 훨씬 덜 했을 것이다.

이제 청와대의 ()원전정책 책임자가 바뀌었으니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페러다임이 필요할 때다.

우리 김치는 카로키노이드 라고 하는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 몸에서 노화의 주범이 되는 체내의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우수한 역할을 한다. 김장 잘해 겨울 긴긴밤을 김치로 중국발 죽음의 그림자 미세먼지에 엑소더스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