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전설의 족장인 태풍‘솔릭’은 효자였으나 ‘캄보디아山‘콩레이’는 불효자였다”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그리스 신화에 티폰(Typhon)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Gaia)와 거인 족 타르타루스(Tartarus) 사이에서 태어난 티폰(Typhon)은 백 마리의 뱀의 머리와 강력한 손과 발을 가진 용이었다. 그러나 아주 사악하고 파괴적이어서 제우스(Zeus)신의 공격을 받아 불길을 뿜어내는 능력은 빼앗기고 폭풍우 정도만을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티폰(Typhon)'을 파괴적인 폭풍우와 연관시킴으로써 'taifung'을 끌어들여 'typhoon'이라는 영어 표현을 만들어 냈다.

가장 처음 호주의 예보관들이 태풍에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공군과 해군에서 전세계에 퍼져있는 미군을 위해 기상정보를 제공하면서 미국령 괌에 위치한 미 합동태풍경보센터에서 영어권 이름을 붙였다.

여자처럼 순해지라는 뜻에서 여성 이름만 붙였다. 이후로 이러한 여성이름이나 표현들이 성차별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1978년 이후 남녀 명칭을 교대로 붙였다.

지난 달 초 발생한 제21호 태풍 제비는 순수 우리말로서 참새목 제비과의 조류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러한 한국말이 태풍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태풍위원회는 2000년부터 아시아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고자 태풍 이름 짓는 법을 태풍위원회 회원국인 14개국의 고유 이름을 사용하기로 정했다. 태풍 이름은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 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고, 북한에서도 기러기' 10개의 동물이나 식물 이름을 제출했다. 이에 한국과 북한 총 20개로 한글 이름의 태풍이 많아졌다.

한반도를 빠져나간 캄보디아의 산의 이름인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남긴 상처는 깊고 컸다.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침수피해를 본 이재민은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었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진 굵은 빗줄기에 수확을 앞둔 논과 밭도 물에 잠겼다.

흙더미가 쏟아진 도로는 통제되고 있고, 하늘·바닷길 일부는 여전히 가로막혀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태풍이 남기고 간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재해 복구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번 태풍 콩레이은 지난 8솔릭보다 빨랐고 2년전 차바보다 약했다. ‘솔릭은 시속 4km의 속도로 천천히 이동하며 제주 부근 해상에서만 6시간 이상 머물렀다. 반면 이번 태풍 '콩레이'는 매우 빠른 속도로 한반도를 관통했다. 시속 49km 솔릭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빨랐다. 이는 태풍의 이동 방향에 편서풍까지 강하게 불면서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이같이 태풍이 피해만 주는 악랄한 존재로 인식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이로운 점도 가져다 주는 두 얼굴의 존재이다.

우선 수자원 확보를 갔다준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1년 강수량 중 여름철의 강수량 비율이 전체의 70%에 육박하는데 태풍은 장마전선과 함께 여름철 강수량을 책임지는 양대 산맥이다. 이 시기에 태풍이 올라오지 않거나 올라와도 비는 뿌리지 않을 경우 다음 해 여름까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다.

중국발 미세먼지와 오존주의보가 최근 자주 발생하는 가운데 태풍의 강력한 바람이 정체되어 있던 대기 오염물질을 일시에 국외로 내보내는 효과를 준다.

여기에 강한 비바람은 호수와 바다의 녹조·적조를 싹 갈아 엎음으로써 녹조·적조를 제거하는 효과를 준다.

적도 지방에 집중된 태양 에너지를,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극지방으로 이동시켜 지구 전반에 걸쳐 온도 평형을 이룸으로써 태양에너지 순환에 기여한다.

그래서 피해를 덜 입히고 간 태풍을 가리켜 효자 태풍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별 피해 없이 무더위를 몰아내고 가뭄을 해소했다고 해서 효자 태풍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해 극심한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했던 제19호 태풍 솔릭이 지난 824일 오전 11시 현재 동해로 빠져 나가면서 111년 만에 찾아온 살인적 폭염으로 쓸어내 불효자에서 효자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