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지글지글 살인 불볕더위➪노회찬發‘잔치국수 한그릇’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10여 종류의 음식 중 국수맛이 으뜸이다(食味十餘品而麪食爲先)” 고려도경에 나오는 말로 한자어로는 ()’·‘면자(麪子)’라고 한다.고사십이집(攷事十二集)에서는 국수는 본디 밀가루로 만든 것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가루로 국수를 만든다고 한 것으로 미루어 중국의 국수와는 달리 우리나라 국수의 재료는 밀가루에 한정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국수집에서 국수틀로 만든 국수를 사리를 지어 싸리채반에 담아 판매하였다. 1900년대 이후에는 회전압력식 국수틀이 개발되어 밀가루날국수를 말린 건조밀국수가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1945년 이후부터는 수입밀가루가 많아지면서 여러가지 밀국수요리가 일반화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중 소설가 김성동의 장편소설 국수를 읽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설 국수19세기 중후반 내부적으로는 조선왕조가 쇠락해가고 봉건제의 계급 모순과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어 가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연달아 개항을 요구하는 와중에 야수적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강탈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시대를 다룬다.

19세기 말 충청도 내포지방(예산, 덕산, 보령)을 배경으로 바둑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석규와 석규 집안의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 명화적(明火賊)이 되는 천하장사 천만동, 선승 백산노장과 불교비밀결사체를 이끄는 철산화상, 동학접주 서장옥, 그의 복심 큰개, 김옥균의 정인 일패기생 일매홍 등 역사기록에 남지 않는 미천한 계급의 인물들이 대격변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불행한 정치사와 민족 고유의 문화사와 고난의 민중생활사를 더불어 살아온 국수는 라면이라는 인스턴트 식품에 밀려났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맛의 국수가 나오면서 젊은 청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밀가루가 귀하던 시절엔 그 어떤 음식보다 귀하고 훌륭한 음식이었기에, 잔칫날 축하객으로 온 손님을 접대하는 음식으로 내놓은 것이 잔치국수다.

잔치국수는 역사가 깊은 음식이다. 최초의 잔치국수라고 부를 수 있는 음식은 6세기 때 처음 문헌에 보인다. 중국 북제(北齊)의 황제 고양(高洋)이 아들을 낳은 것을 기념해 잔치를 열고 손님을 초대했다. 북조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북사에서는 이 잔치의 이름을 탕병연(湯餠宴)이라고 기록했다. 탕병은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라는 뜻으로 국수의 원형이 되는 음식이다. 국수는 국수인데 지금처럼 면발이 기다란 국수가 아니라 짧게 끊어진 칼국수나 수제비에 가까웠을 것이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국수 면발을 길게 뽑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황제가 고관대작의 생일잔치 때 탕병, 즉 국수를 먹었다는 기록이 자주 보인다.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신당서자치통감에도 당 현종이 생일날 국수를 먹었다는 기록이 실려 있다. 8세기 무렵, 황제의 생일잔치에 국수를 준비했으니 잔치국수는 이때 부자들 사이에 이미 유행했다고 볼 수 있다.

노회찬 의원이 박근혜 탄핵 인용당일 잔치국수 먹방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회찬 의원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페이스북에 잔치국수 드디어 먹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오늘 점심 못 드시는 분 몫까지 2인분 먹었다. 매년 310일을 촛불시민혁명기념일 지정하고 잔치국수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서울에 밤 최저기온이 30도 넘는 초열대야 현상이 이틀 연속 나타났다. 유례없는 일이다. 기상청은 2일 밤~3일 아침 사이 서울 최저기온이 30.4도로 기상 관측 111년 만에 가장 더운 밤이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일 밤~2일 아침 사이에 세운 역대 최악 초열대야(30.3)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쓴 것이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 초열대야는 30도 이상인 현상이다.

연일 살인적 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잔치국수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