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저녁있는 삶vs돈없는 저녁➷“거세게 내리는 비에 돼지는 깨끗하지만 사람은 진흙투성이”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지난해 910일 오후 4시께 인천 부평구의 한 식당에 윤모(48)씨가 들어섰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윤씨는 곧장 식당 냉장고로 향했다. 윤씨는 삼겹살 6kg(21만원 상당), 맥주 20(21만원), 소주 10(4만원), 반찬류(8만원) 등 약 67만원어치 식자재를 준비해간 자루에 몰래 담아 나왔다.

같은 날 오후 10시께 식당을 또 찾은 윤씨는 금고를 열고 금품을 가져가려다 열리지 않자 술과 반찬류만 가져갔다. 윤씨는 이틀 뒤 해당 식당에 세 번째 들어가 양파, 버섯, 반찬류와 냉장고에 들어있던 맥주, 소주, 즉석밥(10만원 상당) 등을 챙겨 도망했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 윤씨는 길거리를 전전하던 노숙자로 밝혀졌다. 그는 배고픔을 견디지 못해 식당에 들어가 식자재를 훔쳐 나왔다고 자백했다. 윤씨는 법원에서 야간주거침입절도, 절도,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징역 6,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았다. 범행 금액은 단 돈 77만원이었다.

경기침체가 오래 지속되면서 생계형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절도범 106415명 중 하류에 속하는 사람은 66071명으로 중류(3650), 상류(820), 미상(8874)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62.08%)을 차지했다.

2015년 검거된 절도범(103166) 중 생활정도가 하류인 범죄자는 64243(62.27%)으로 집계됐다. 2014년과 2013년엔 각각 59965, 65806명이었다.

최저임금이 인상됐지만 생계형 시급제 근로자는 오히려 소득이 줄어 투잡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카페 마트 음식점 등이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낮추려고 영업시간을 단축하거나 손님이 없는 시간대에 문을 닫는 브레이크 타임을 도입하고 있다. 초과근무 등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시간제 근로자들의 월급이 줄어들었다.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근로시간 단축이 71일부터 시행된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과 생활수준 악화가 예상되는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변하는 노동계 목소리가 실종된 것도 아쉬운 점이다.

직업선택권과 마찬가지로 일할 자유를 결정하는 주체는 근로자다. 법정근로 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는 노사 합의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8세기 물리학자이자 풍자작가인 게오르크 리히텐베르크의 통찰력처럼 거세게 내리는 비에 돼지는 깨끗하지만 사람은 진흙투성이가 될 수 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