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박근혜vs양승태‘재판 빅딜’➽부러진 화살,바로 잡아야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조고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황제의 자리를 노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러 신하들이 따라 주지 않을 것이 두려웠다. 하여 조고는 신하들을 시험하기 위해 사슴을 이세 황제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이것은 말입니다.” 이세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승상이 잘못 본 것이오. 사슴을 일러 말이라 하는구려.” 조고가 대신들을 둘러보며 묻자 어떤 사람은 말이라고 하며 조고의 뜻에 영합했다. 어떤 사람은 사슴이라고 대답했는데,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자들을 암암리에 모두 처형했다. 모든 신하들은 조고를 두려워했다.(趙高欲爲亂, 恐群臣不聽. 乃先設驗, 持鹿獻於二世曰馬也. 二世笑曰, 丞相誤邪. 謂鹿爲馬. 問左右, 左右或言馬, 以阿順趙高. 或言鹿者, 高因陰中諸言鹿者以法. 候群臣皆畏高.)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진이세본기(秦二世本紀)〉》에 나오는 말로 진나라때 조고가 신하들을 시험해 보기 위해 사슴을 말이라고 했다는 말에서 지록위마가 유래했다. 최고 권력자가 약점을 잡힌 게 많거나 엉뚱한 일에 탐닉을 하게 되면, 2인자는 대부분이 지록위마를 하게 된다.

사법농단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그 최고책임자 격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부적절한 행위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하거나 재판을 이용한 거래가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판사들에게 불이익을 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적나라한 문건 내용이 알려지면서 반발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설명이다. 특히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에 불응한 이유에 대해 내가 가야 되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는데, 당시 최고책임자로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듯해 안타깝다.

2011926일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에 임명된 양승태 대법원장, 국정원 댓글사건, NLL 사건등 굵직한 대선 사건이 관련 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으로 오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정권때 청와대가 대법원 인사에도 관여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대법원 길들이기가 도를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선 무효소송을 적극 추진하지 않는 이유도 대법원이 현 정권을 의식해 눈치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떠돌았다.

또한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201496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법원 지나치게 강대·공룡화, 견제수단 생길 때마다 길들이도록이라고 지시했다며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에 담긴 근거로 들어 밝혔다.

청와대가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해 대법원 인사에 관여하고 법원을 길들이려 한 정황은 김 전 수석 비망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전 수석 비망록에는 "대법관-기수, 지역, 대표성, 평판/ 충청도 3, PK 3, 호남 3-일고 2, 양창수 제주/ 호남 ×", "추천위 통해서 추진 법무 출신 1명은 부담스럽다, - 법무부 짠대로 진행되는 듯한 인상", "황교안 다 스크린, 165명에는 없음 ○○(광주일고 2명이라 불가), 이번 아니면 난망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후보자 인선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하고 헌법을 파괴한 행위다. 양 대법원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고교 후배다.

사법 최고기관인 대법원의 대법원장은 사실상 제왕적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장 성향에 맞는 인사들이 꾸려질 가능성도 높다. 대법원장이 임명·제청·추천·위촉할 수 있는 자리는 약 16092개로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을 정점으로 하여, 사법 관료화가 더욱 굳건해졌다.

지금 대법원 구성원 자체도 보수화 되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도 보수화된 조직 내부 분위기 속에서 판사들이 튀는 판결을 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양 전 대법원장 기자회견 직후 전국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찰통제 대상이었던 법관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의 해명을 반박하는 동시에 특조단 조사 내용을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김 대법원장은 연루 인사들에 대한 고발수사의뢰 여부는 법원 안팎 의견을 종합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간을 끌수록 사법부의 신뢰는 더 훼손될 수밖에 없다. 김 대법원장의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