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데일리메일]‘석가탄신일’ 구본무 회장,최종현 회장 이어 재계 화장문화 정착

[데일리메일=박명수 기자]"마지막 가시는 길에 예를 올리겠습니다. 일동 경례"

구본무 LG 회장을 모신 관이 운구차에 오르자 유족들은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구 회장의 마지막 길에 배웅을 나선 유족과 범 LG가 인사, LG그룹 부회장단 등 100여명의 사람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고인 구 회장은 최종현(1926~1998) SK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화장을 선택해 납골당에 모시는 재계의 전례를 잇고 있다.

고 최회장은 폐암이 재발하자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거부하고 자택으로 돌아왔다. 통증 완화제를 맞고 기호흡을 하며 마음을 추슬렀다. 조용히 죽음을 받아들인 그는 화장(火葬)을 선택했다. 그의 유언은 우리나라의 장례 문화를 화장 위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20일 세상을 떠난 구 회장의 발인이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22일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구 회장을 배웅했다.

이날 영정은 구 회장은 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들었다.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와 형제인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뒤를 따랐다.

상주인 구 상무는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어머니 김영식 여사와 동생 구연경씨, 구연수씨와 빈소를 지키며 외빈을 맞이했다.

운구를 맡은 이들은 과거 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비서들이었다. 이들은 구 회장을 마지막까지 수행하며 가시는 길을 편안하게 모셨다.

운구차에는 구 상무와 사위 윤 대표가 탑승했다. 구 회장을 모신 차가 출발하자 가족들도 일제히 장지로 향했다. 장지는 고인이 평소 즐겨 찾았던 경기도 곤지암 화담숲이다. 구 회장의 유해는 화장된 뒤 '수목장'으로 치뤄질 예정이다.

발인현장에는 구 회장과 인연이 깊은 이들이 모습을 보였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조문에 이어 발인에도 참여했다.

해외 출장 중 소식을 듣고 귀국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범 LG가 인사들도 마지막 길에 함께했다.

발인에 함께한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가족은 아니지만 고인과 생전에 가깝게 지내서 발인에 참여했다. 이렇게 간소하게 수목장을 지내는 것은 처음 보는 듯 하다""장지에 따라가고 싶지만 가족들만 참석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해 못 갈듯 하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르기를 원했지만, 재계의 거목이었던 고인을 추모하는 인사들의 발길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