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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납북·탈출·망명 인생사’ 배우 최은희 별세

[데일리메일=정미정 기자]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배우 최은희 씨가 16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

고인은 1953년 신상옥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에 출연하면서 신 감독과 사랑에 빠졌고 이듬해 결혼했다. 이후 신 감독과 함께 ’(1955), ‘젊은 그들’(1955), ‘지옥화’(1958), ‘춘희’(1959), ‘자매의 화원’(1959), ‘동심초’(1959) 등을 찍으며 동지적 관계로 발전했다.

고인은 전성기에 11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다. 23년간 이어진 고인과 신 감독의 협업은 1976년 이혼으로 끝이 났다. 고인은 19781월 홍콩에 홀로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됐다.

납북 6년째인 19833월 김정일로부터 연회에 초대받은 고인은 그 자리에서 신 감독을 만나게 된다. 신 감독도 고인이 납북된 그해 7월 사라진 최은희를 찾으러 홍콩에 갔다가 북한으로 끌려갔다. 일각에선 신 감독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김정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돌아오지 않는 밀사’ ‘탈출기’ ‘사랑 사랑 내사랑17편의 영화를 제작하며 옛 전성기를 재현했다. 고인은 북한에서 만든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김정일의 신뢰를 얻은 두 사람은 19863월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 현지 미국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에 성공했다. 부부는 이후 미국에서 10년이 넘는 망명생활을 하다가 1999년 영구 귀국했다. 고인은 2001년 극단 신협대표로 취임했고 2002년 뮤지컬 크레이지 포유를 기획·제작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여러 편의 영화를 제작하던 신 감독은 2006480세를 일기로 먼저 세상을 떴다. 남편을 떠나보낸 뒤 고인은 허리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됐다. 별세하기 직전까지 서울 화곡동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투석을 받아왔다. 유족으로는 신정균(영화감독상균(미국 거주명희·승리씨 등 2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9일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