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열정의 평창올림픽 뒤 지금도 ‘송파 세모녀 자살사건’ 어딘가 발생하고 있다”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2014226일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의 단독주택 지하방에 세모녀가 죽음을 택하며 현금 70만원이 들어있는 봉투와 남긴 글이다.

첫 사건을 발견한 집주인 임모씨는 “1주일 전부터 방안에서 텔레비전 소리만 나고 인기척이 없어 의심스러운 생각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방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혀 있고, 바닥에 놓인 그릇에는 번개탄을 피운 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방문도 침대로 막아놓은 상태였다. 기르던 고양이도 모녀 옆에서 함께 죽어 있었다. 봉투에 적힌 글을 본 임씨는 정말 착한 양반이었는데라고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성대하게 끝났지만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이 4년을 맞는 지금도 어디엔가 제2, 3의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송파 세모녀 자살사건은 한국의 '부실한 사회안전망'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세 모녀는 부양의무자 조건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자살하기 3년 전 관공서에 복지 지원을 타진했으나 대상 조건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재신청을 하지 않고 생활해 왔다. 이는 30세 성인에 대한 추정소득이 산정되었기 때문이다.

정부에선 취약계층을 발굴해 지원을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은 세상에 빚을 지기 싫다며 꼬박꼬박 공과금을 제때 내왔기 때문에 관할 기관인 송파구청에서는 세 모녀에게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건의 파장으로 201411월에 소위 세 모녀 법이라는 별칭으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그 개정안을 적용해도 본 사건 당사자인 세 모녀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자는 되지 못한다.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에서 보듯이 잘못된 건강의료보험제도의 손질이 시급한데 1%의 있는 자들을 위해 시늉만 하고 있다. 추정연봉에다 추정 배당금까지 계상하면 약 1,360여억원에 달하는 한국 최고 갑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월 건강보험료는 219만원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상한선에 걸려서 이건만 낸다고 삼성그룹 관계자는 해명하는 죄수의 딜레마.

매년 적자에 허덕이는 건강보험료의 개선을 위해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상한선을 폐지하고 직장가입자도 종합소득 기준으로 부과해야 한다면 이건희 회장은 연간 수십억의 건보료를 내게 된다. 특히 부인 홍라희 여사의 배당소득등 기타 수입까지 합산하면 엄청난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 같은 의료보험제도 개선을 비롯 사회안전망제도를 촘촘히 짜 국민의 혈세가 새는 것을 막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 정부재정일자리사업, 특히 지역자활센터가 수행하는 자활근로의 참여 대상자를 지금보다 더 늘린다면 가난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다. 그것은 기회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새로운 혁신적인 제도를 만들기 어렵다면, 지금 있는 제도라도 좀 더 보완하는 것이 정부가 발휘할 수 있는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