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반칙왕‘오노’아닌 ‘노쇼족’과의 전쟁중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전광판에 내 이름이 1위로 올라와야 하는데 제일 밑으로 내려갔다. 그때 당시는 내가 20년 가까이 스케이트를 탔는데 '왜 지금까지 이것을 했을까?' 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엎어져서 울다 눈을 뜨니 침대에서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많은 국민들이 격려해 주셨다. 그리고 CF도 굉장히 많이 들어왔다.”

전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이 20121218일 한방송에 출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오노사건 당시 심경을 밝혔다

오노 사건으로 회자되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을 우리는 기억할 거다. 당시 김동성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금메달을 빼앗긴 가슴 아픈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 최초로 치러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오너쇼가 벌어질지에 대한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아니 노쇼(예약부도)’29일 개막하는 평창 올림픽 몇일 앞두고 덮쳐 노쇼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판이다. 특히 올림픽 기간동안 최대명절인 설날이 끼어 있어 경기장을 찾기보다 귀향해 가족과 함께 TV등을 통해 시청할 확률이 높다.

노쇼(No-show)’란 원래 항공업계에서 쓰던 용어다, ‘노쇼족은 예약을 해두고 예약 날짜에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고객을 뜻한다. 현재는 호텔, 미용실, 병원, 대리운전등 서비스업종에서 광범위하게 쓰는 말이 되었다.

평창 올림픽의 입장권 판매율은 60%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같은 예매율은 지자체.기업.은행권등에서 비인기종목을 중심으로 단체 구매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입장권 구매 예산으로 10억원을 편성했고, 전국은행연합회도 입장권 10억원 어치를 구매했다. 이들 단체 구매 입장권 상당수는 취약계층등에게 공짜표로 돌아간다. 그러나 숙박비와 교통비가 만만치 않아 이들이 올림픽을 참관하러 경기장을 찾을 지가 미지수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노쇼가 생기면 강원도 응원단.자원봉사자.조직위 직원등을 동원해 빈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평창, 강릉지역의 숙박업소와 음식점도 갑작스러운 대규모 예약 취소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식당과 병원, 공연장 등 5대 서비스직종 100개 업체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쇼로 인한 직간접적 피해액만 8조원에 달한다. 예약이 이행되지 않아 발생한 직접 피해액만 따져도 4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음식점의 노쇼 비율은 20%로 다섯 건의 예약 중 한 건은 노쇼로 이어지는 셈이다. 뒤를 이어 병원의 예약 부도율은 18%, 미용실은 15%로 나타났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조사에서도 서비스업종의 평균 예약 부도율은 19.1%에 달해 한 달 평균 1125000원의 경제적 손실이 노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노쇼를 하는 주요 이유로 취소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41.3%, ‘예약 사실 자체를 잊어서35%를 차지했다. ‘취소 사유를 설명하기 귀찮아서라는 응답도 15%나 됐다.

이처럼 노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피해가 커져가는 가운데 관련 소상공인들은 노쇼 고객들의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거나 아예 예약을 받지 않는 등 자체적으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갈등이 커져가는 노쇼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첫발을 내딛은 건 공정거래위원회다.

지난해 1229일 공정위는 노쇼 방지를 위한 외식서비스업 위약금 규정 개정을 포함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정안을 살펴보면 공정위는 외식서비스업을 연회시설 운영업과 그 이외 외식업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예약 취소 시기에 따라 위약금을 차등적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연회시설 운영업의 경우, 사용예정일로부터 1개월 전 이전에 취소할 경우에는 위약금이 없고, 7일 전 이전에 취소할 경우에는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7일 전 이후에 취소할 경우에는 계약금과 총 이용금액의 10%를 위약금으로 규정했다.

노쇼 역시 자유시장경제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많은 대체제가 있는 시장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 식당을 선택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많은 중장년층이 자영업을 하도록 강제적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에서 보다 안정적인 매출 유지와 운영을 위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노쇼다. 미국에서는 1990년 이후로 노쇼족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예약시 신용카드 정보를 받고, 위약금을 물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68개국 370개 도시에서 이용중인 택시예약 앱 우버도 뒤늦은 취소나 노쇼에 약 만원정도의 위약금을 물리고 있다.

미국 전역 음식점 50만 곳이 가입한 미국 레스토랑 협회에서는 고객이 쉽게 예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SNS 예약 취소 채널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와 같이 노쇼를 근절하기 위한 소상공인들의 노력에 정부가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은 먼 실정이다. 그들의 말처럼 예약보증금 제도를 법제화하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의 예약문화 개선도 함께 필요한 상황이다.

노쇼족때문에 손해를 입는 사람은 사업자뿐만 아니다.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하고 준비한 음식이나 서비스를 포기해야 하는 업체도 물론이지만 그 시간에 원하는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 역시 불만을 느끼고 있다.

서비스를 고객 사이에서도 노쇼자체가 민폐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노쇼족은 차츰 줄어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