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데일리메일]문재인정부‘수능 등급컷’➵‘불수능’아닌 ‘물수능➼응시자 ’희비쌍곡선‘

[데일리메일=이철규 기자]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룬 수험생들이 12일 오전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미 진행 중인 대입 수시모집에 이어 정시도 본격화됐다.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라는 유례없는 변수를 맞았던 올해 수능은 당초 '불수능' 우려와 달리 실제로는 '쉬운 수능'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또다시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 수능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상승했다. 국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은 응시자의 4.90%였고, 수학 가형과 나형은 각각 5.13%, 7.68%를 기록했다. 올해 처음 절대평가가 도입된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0.03%로 지난해 상대평가 당시 4.42%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통상 1등급 비율이 4% 내외에서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1등급이 대폭 늘어난 형국이다. 특히 영어의 경우 1등급 학생 수가 53000명에 육박해 사실상 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달 23일 수능 직후 교육 당국은 물론 입시업계들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혔던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라고 분석했던 결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은 당시 브리핑에서 "시험의 안정성을 위해 전년도 출제 기조를 유지한다는 원칙을 견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채점 후 다소 예상을 벗어난 결과가 나오자 한국교육과정평원은 앞으로는 사설 입시업체들이 수험생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사전에 발표하는 수능 등급구분점수(등급컷)를 아예 직접 산출·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평가원이 공신력 있는 가채점 결과를 공개하면 수험생이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등 대입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성기선 평가원장은 11일 브리핑에서 "내년 수능에서 평가원이 직접 가채점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평가원 홍보 관계자도 "전수 조사를 통해 등급 컷을 미리 공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2004학년도 수능 이후 가채점을 하지 않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는 이처럼 수능 난이도 평가가 다르게 나온 것은 그동안의 분석이 최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에 초점이 맞춰졌던 데 따른 시각 차이라고 보고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변별력 있는 문제의 난이도는 무척 높았지만 그 외의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아 최상위권을 제외한 학생들에게는 체감 난이도가 낮았을 것"이라며 "수학의 2등급 원점수 예상 등급 컷이 88점으로 지난해 대비 3~4점 가량 오른 것도 이 같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변별력을 두기 위한 고난이도 2~3문제를 제외하면 다른 문제의 난이도가 어렵지 않아 1등급 컷 부근의 학생 수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예상보다 '쉬운 수능' 결과가 나오면서 진행 중인 대입 수시 전형은 물론 다음달 6일부터 원서 접수를 받는 정시 셈법도 더욱 복잡해졌다. 최상위권과 상위권이 명백히 갈리며 비슷한 점수대에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최상위권 학생은 '소신 지원', 상위권과 중위권은 '안정 지원'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