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데일리메일]‘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국세청,대기업총수 역외탈세 조사

[데일리메일=이시앙 기자]유럽연합(EU)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17개국을 조세제도와 관련한 '비협조적 지역'(non-cooperative jurisdiction), 이른바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데 대해 정부는 EU의 결정이 국제기준에 맞지 않고 조세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박하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거명 인사 등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역외탈세 혐의자 37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대상에는 대기업과 그룹 오너 등 사회저명인사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6일 조세회피처와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해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한 역외탈세 혐의자 37명을 적발하고 세무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에는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 이름이 오른 한국인도 일부 포함됐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는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의 기밀문서로, 문서가 공개되면서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거래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문건 속 한국인은 232명으로, 현대상선·효성일가 등이 세운 법인 90곳도 확인됐다. 국세청은 문건 속 한국인 중 탈루혐의가 의심되는 일부 법인을 선별해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했으나 구체적인 조사 대상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조사대상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그룹 회장과 대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100대 기업에 속하는 제조업·서비스업·무역업체 등이다.

이들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용역대가를 허위로 지급해 회사자금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사주가 해외현지법인 투자를 가장해 법인자금을 유출하거나 현지법인 매각자금을 은닉하고, 해외현지법인이나 해외 위장계열사와 거래실적을 조작해 법인자금을 유출한 사례도 적발됐다.

한편, 국세청은 올해 10월까지 역외탈세 혐의자 187명을 조사해 11439억원을 추징했다. 이는 전년동기 11037억원보다 402억원(3.6%p) 증가한 규모다.

국세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A기업은 영업권을 외국법인에 양도하면서 저가로 양도한 것으로 거짓 신고한 뒤 양도대금을 A기업 대표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세회피처나 해외현지법인 등을 이용한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고의적인 조세포탈 행위에 대해서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 '역외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