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 부결,矯角殺牛(교각살우)➨세종대왕 소통정치 복원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옛날 중국에 한 농부가 살고 있었는데 이 농부에게는 농사 일도 잘하고 농부의 말을 척척 알아듣는 황소 한 마리가 있었다. 주인의 뜻을 거스르는 일 없는 착하고, 튼튼한 소였지만 농부는 한 가지 불만이 있었다.

황소의 뿔 하나가 바르지 않고 조금 비뚤어져 있었던 것이다. 농부는 소의 뿔을 밧줄로 팽팽하게 묶어 비뚤어진 뿔을 바로 잡으려고 했는데, 그만 뿔이 뿌리채 뽑아지면서 소가 죽어버린다.”

이 농부처럼 사소한 결점을 바로 잡으려다 오히려 큰 일을 망쳐버는 행위를 교각살우(矯角殺牛)라고 한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 표결이 부결됐다. 유구무언이다. 교각살우?”라고 SNS에 적었다. 호남 출신인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에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 상정됐지만 결국 2표가 모자라 부결됐다.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꼭 110일 만이다.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부결은 1988년 헌법재판소 출범 이래 처음이다. 헌법상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과해야 임명될 수 있는 직책은 국무총리와 대법원장·헌재소장·감사원장·대법관과 국회 선출 몫 헌법재판관·중앙선거관리위원 등이다. 그 가운데 헌재소장 후보자의 경우 지금까지 임명 동의안이 부결된 사례는 없었다. 2006년 전효숙, 2013년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의 경우 국회 표결 이전에 스스로 사퇴했었다.

국회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출석의원 293명의 절반인 147명의 찬성표를 얻어야 했지만 145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반면 반대는 145, 기권과 무효도 각각 1명과 2명이었다.

부결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김 후보자의 이념을 집요하게 트집 잡으며 색깔론 정당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자유한국당에 있다. 김 후보자가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낸 소수 의견은 특정 이념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대한 앙갚음도 배어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은 물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 설득에도 실패한 결과다. 이번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 8개월째 계속돼온 헌재 공백을 해소하고 국정운영에 탄력을 얻으려던 문재인 정부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예견된 참사였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높은 지지율을 내세워 무리한 인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인사 때마다 전문성 부족, 논문 중복게재, 음주운전,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투자 등 의혹이 쏟아졌지만 오직 정면돌파만 있었다. 장관과 헌법재판관 등 5번의 낙마는 그 결과였다.

이런 대립을 해소하려면 문 대통령과 여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정한 협치의 길로 나가야 한다. 감정적 대립으로 치닫는 정국 상황을 방치했다가는 개혁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특히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정국을 헤쳐나 갈 수 없다. 마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못해 먹겠네~”라는 말의 학습효과가 엄습할 수 도 있다. 노 전대통령은 여소야대정국을 풀기위해 그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대연정까지 제안하지 않았나? 대연정으로 장기집권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그립다.

문 대통령은 오바마 미국 전대통령의 의회중시-국민설득 정치를 보여야 적폐청산을 할 수 있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여소야대정국인 오바마는 항시 야당인 공화당과의 대화채널을 가동하며 재정절벽(fiscal cliff)’협상과 오바마케어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백성이 나를 비판한 내용이 옳다면, ‘그것은 내 잘못이니처벌해서는 안되는 것이오. 설령 오해와 그릇된 마음으로 나를 비판했다고 해도 그런 마음을 아예 품지 않도록 만들지 못한 내 책임도 있는 것이다’. 어찌 백성을 탓할 것인가.” 지금 세종대왕의 소통의 정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