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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일]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부결. 헌정사상 초유➽여소야대, 험난

[데일리메일=김현석 기자]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자마자 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인준 무산 사태가 발생하며, 가까스로 정상화에 들어선 정국이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는 11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실시, 출석 의원 293명 가운데 찬성 145, 반대 145, 기권 1, 무효 2명으로 부결 처리했다. 가결 정족수보다 찬성표가 2표 부족했다.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표결이 부결되기도 이번이 첫 사례다.

이로써 지난 131일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이후 역대 최장을 기록하고 있는 헌재소장 공백 사태는 더 장기화할 전망이다.

정부 출범 이후 다섯달만에 인사 청문이 무산되면서 일차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로서는 지도력에 상처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가운데 책임론을 둘러싸고 후폭풍도 불가피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여론의 지지를 감안하면 이번 부결 사태를 둘러싸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비롯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 역시 만만치 않은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결 사태를 둘러싼 여야의 네탓 공방이 치열하게 이어지며 국회 전선에도 냉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번 부결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이 김 후보자의 이념 편향성을 이유로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정한 가운데 김 후보자가 군 동성애를 옹호했다는 기독교계 반대 여론을 의식해 국민의당에서도 막판 상당수 반대표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야는 이날 오전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애초 이날부터 자유한국당이 일주일간의 국회 보이콧을 접고 원내로 선회한 만큼 무난한 표결이 점쳐졌지만,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과 합동 표결을 제안하고 국민의당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투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정 의장과 민주당 우원식, 한국당 정우택 등 여야 원내대표는 오전 여의도에서 조찬 회동을 하고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상정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의원총회를 거쳐 이날 중 표결로 입장을 정하고 여당인 민주당도 찬성투표를 당론으로 정하며 표결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한 지 9일만인 지난 519일 김 후보자를 헌재소장으로 지명했지만, 인사 청문 과정에서 이념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며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발로 인준 표결은 장기 표류해 왔다.

고비마다 낙마한 다른 공직 후보자들과 연계되며 인준 투표는 여러 차례 밀려오다 이유정 후보자 낙마 이후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처리하는 쪽으로 여야간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정기국회 개회일인 지난 1일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한국당이 전격 보이콧을 선언해 국회 표결은 다시 무산됐고,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한 첫날 열린 본회의에서 결국 부결됐다.

한편 청와대는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헌정질서를 정치·정략적으로 악용한 가장 나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오늘 국회에서 벌어진 일은 무책임의 극치이자 반대를 위한 반대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수석은 "헌재소장 인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 못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전임 소장 퇴임 후 223,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11일째로 석 달 넘게 기다린 국민은 헌재소장의 공백사태 해소를 기대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