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장애는 잘못이나 죄가 아니다➨당신에게도 올 수 있다”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마을 저편에 손풍금을 연주하는 노인이 서 있어

곱은 손으로 힘껏 손풍금을 연주하고 있네

얼음 위에 맨발로 서서 이리저리 비틀거리네

조그마한 접시는 언제나 텅 비어 있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쳐다 보지 않네

개들은 그를 보고 으르렁거리지만

그는 신경도 쓰지 않네

오로지 연주를 계속 할뿐, 그의 손풍금은 멈추질 않네

기이한 노인이여, 내 당신과 동행해도 될는지?

내 노래에 맞추어 당신의 손풍금으로 반주를 해줄 순 없는지?“

낯설게 왔다 낯설게 떠나간다로 시작하는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연작중 마지막 노래 거리의 악사’. 독일의 베이스-바리톤 성악가 토마스 크바스토프가 불러 동세대 바리톤 가운데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모친이 심한 입덧 때문에 구토방지제로 탈리도마이드를 처방받아 복용한 탓에 탈리도마이드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길게 자라야 할 다리뼈가 자라지 않아 키는 132cm에 불과하고, 해표지증 때문에 팔이 거의 없고 손가락은 없거나 갈퀴모양이다.

크바스토프는 하노버 음악원 입학을 거부당했는데, 그로서는 불가능한 피아노 연주능력이 당시에는 필수였기 때문이다. 성악을 1972년부터 샬로테 레만에게 개인교습을 받아 공부했고, 법학을 3년간 공부하기도 했다. 남는 시간에는 프랭크 시나트라를 숭앙하는 가수지망생으로 재즈 밴드에서 노래를 불렀다.

성악가로서는 1988년 뮌헨의 국제음악경연대회에서 성악부문 1등을 차지하고,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에게 찬사를 받으면서 데뷔했다. 1996년 모스크바에서 쇼스타코비치 콩쿠르 우승에 이어, 에든버러 음악축제에서 하마다 신탁/스코츠맨 축제 상을 받으면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도 수많은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서양의 반대편 우리나라에서는 특수학교 건립을 놓고 님비현상이 일고 있다.

교육기본법18(특수교육)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체적·정신적, 지적장애 등으로 특별한 교육적 배려가 필요한 자를 위한 학교를 설립, 경영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특수학교는 19세기 말 이후로 선교사들에 의해 전개된 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되었다. 광복 후 최초로 19464월에 설립된 사립 특수학교로는 대구에 소재한 대구맹아학원으로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대구 영화학교와 시각장애 학생을 위한 대구 광명학교의 전신이다.

특수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장애를 가진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을 처음으로 선구적으로 시작한 학교 환경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 즉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널리 설치되기 이전에는 장애학생에게 학교교육을 제공하는 유일한 교육 기관으로서 장애학생의 교육권 실현에 지대한 기여를 하였다.

교육은 각자가 처한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개인의 조건이 열악할수록 사회는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제공해 줄 의무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법에는 성별, 종교, 신념, 사회적 신분, 경제적 조건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교육의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국립한방병원 건립하여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아파트 단지에 걸려있는 현수막.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장애 어린이를 위한 특수학교를 지으려고 하자, 이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다. 급기야는 지난 5일 열린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인 자녀의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주민들에게 마음을 바꿔달라고 호소했고, 이 장면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돼 많은 사람이 눈물짓고, 공분했다.

대한민국의 모순이 집약된 모습이었고, 한나 아렌트가 말한 ()의 평범함이 투영된 현장이었다.

장애인 특수학교가 들어선다고 집값이 내려간다는 것은 낭설이다. 그렇다면 특수학교의 모범인 밀알학교가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일대는 집값이 폭락해야 한다. 경희대한방병원이 있는 동대문구 회기동, 동국대한방병원이 있는 고양시 식사동은 집값이 오르지 않는 것처럼 한방병원이 세워져도 집값에는 변동이 없다.

특수학교 주민토론회에서 장애아의 부모들이 무릎을 꿇어 많은 사람을 눈물 글썽이게 했지만 장애는 잘못이나 죄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장애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그걸 부인하는 것은 맹목적 이기심 탓에 한치 앞도, 바로 옆도 못 보는 것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