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의 아침을 여는 세상

[데일리메일]-김원섭 아침여는세상-“‘원세훈 재판’指鹿爲馬,양승태사법부 弔鐘➩김명수號, 자유 평등 정의를”

[데일리메일=편집인 김원섭]조고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황제의 자리를 노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러 신하들이 따라 주지 않을 것이 두려웠다. 하여 조고는 신하들을 시험하기 위해 사슴을 이세 황제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이것은 말입니다.” 이세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승상이 잘못 본 것이오. 사슴을 일러 말이라 하는구려.” 조고가 대신들을 둘러보며 묻자 어떤 사람은 말이라고 하며 조고의 뜻에 영합했다. 어떤 사람은 사슴이라고 대답했는데,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자들을 암암리에 모두 처형했다. 모든 신하들은 조고를 두려워했다.(趙高欲爲亂, 恐群臣不聽. 乃先設驗, 持鹿獻於二世曰馬也. 二世笑曰, 丞相誤邪. 謂鹿爲馬. 問左右, 左右或言馬, 以阿順趙高. 或言鹿者, 高因陰中諸言鹿者以法. 候群臣皆畏高.)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진이세본기(秦二世本紀)〉》에 나오는 말로 진나라때 조고가 신하들을 시험해 보기 위해 사슴을 말이라고 했다는 말에서 지록위마가 유래했다. 최고 권력자가 약점을 잡힌 게 많거나 엉뚱한 일에 탐닉을 하게 되면, 2인자는 대부분이 지록위마를 하게 된다.

지난 20149월 대법원이 국정원 댓글 사건이 파기환송하자 김동진 부장판사가 법원 내부통신망에 상식과 순리에 어긋나는 지록위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의 판결이라고 비판하자,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법원 위신을 떨어뜨렸다며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3년만에 사법부가 指鹿爲馬가 됐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당초 2심의 징역 3년형보다 처벌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사필귀정이다.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이 걸린 국가정보원 정치·선거 개입 사건은 결국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난 뒤에야 네 번째 사법부 판단을 통해 제 모습을 드러냈다. 수사부터 재판까지 4년 남짓한 기간은 정권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정보기관과 수사기관, 사법부의 민낯을 드러낸 치욕의 시간이었다. 수뇌부가 수사를 방해한 검찰,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내놓고 심리를 노골적으로 지연한 사법부 모두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원 전 원장 측은 선고 직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혀 한 번 더 법리 판단을 받게 돼 엎치락뒤치락 후 또 인정된 국정원 대선 개입이 또 다시 대법원에서 결론이 나게 됐다. 특히 반 양승태 대법원장의 깃발을 든 저항군이라 칭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수장자리에 오르면 원 전 원장의 상고는 指鹿爲馬라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2011926일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에 임명된 양승태 대법원장, 국정원 댓글사건, NLL 사건등 굵직한 대선 사건이 관련 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으로 오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정권때 청와대가 대법원 인사에도 관여한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대법원 길들이기가 도를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대선 무효소송을 적극 추진하지 않는 이유도 대법원이 현 정권을 의식해 눈치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떠돌았다.

또한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201496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법원 지나치게 강대·공룡화, 견제수단 생길 때마다 길들이도록이라고 지시했다며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에 담긴 근거로 들어 밝혔다.

청와대가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해 대법원 인사에 관여하고 법원을 길들이려 한 정황은 김 전 수석 비망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전 수석 비망록에는 "대법관-기수, 지역, 대표성, 평판/ 충청도 3, PK 3, 호남 3-일고 2, 양창수 제주/ 호남 ×", "추천위 통해서 추진 법무 출신 1명은 부담스럽다, - 법무부 짠대로 진행되는 듯한 인상", "황교안 다 스크린, 165명에는 없음 ○○(광주일고 2명이라 불가), 이번 아니면 난망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후보자 인선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하고 헌법을 파괴한 행위다. 양 대법원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고교 후배다.

사법 최고기관인 대법원의 대법원장은 사실상 제왕적 인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장 성향에 맞는 인사들이 꾸려질 가능성도 높다. 대법원장이 임명·제청·추천·위촉할 수 있는 자리는 약 16092개로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을 정점으로 하여, 사법 관료화가 더욱 굳건해졌다.

지금 대법원 구성원 자체도 보수화 되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도 보수화된 조직 내부 분위기 속에서 판사들이 튀는 판결을 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

차기 대법원장의 개혁은 국민을 섬기는 법원, 국민과 함께 하는 법원으로 자유 평등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